[문학뉴스 속 말말말]

노혜경 (시인, 문학박사)

성적 욕구라는 말 뒤에 해소라는 말을 붙이는 걸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진담 섞인 농담을 들었다. 동감했다.

성적 욕구라는 말도 수상쩍다. 욕망이라고 좀더 깊은 층위에서 발언해보자.

성에 대한 욕망이 존중되는 이유는 그것이 생의 에너지를 가리키는 에로스이기 때문이지, 성기를 마찰하여 정액을 뿜어내는 행위를 높이 평가한다는 뜻은 아니다. 욕구라는 말에는 어딘가 그런 얄팍함이 있다.

성적 욕구를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은 프로이트식으로 해석하면 그냥 동물이다. 인간은 성욕을 적당히 억압하여 그 에너지를 다른 데 쓰기 때문에 인간이다. 왜 우리 문화가 남성을 동물로 만들고 여성을 도구로 만드는 일에 반성이 없을까.

- 2017년 10월14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