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뉴스=남미리 기자]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김정배 교수가 두 번째 평론집 『무너지는 성 일어서는 폐허』(백조출판사)를 출간했다. 이 책은 예술과 비평의 경계를 파괴하며 새로운 문학적 해석을 제시하는 그의 넓은 스펙트럼과 독창적인 사고를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김 교수는 “좋은 비평의 정신은 견고한 ‘성’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경계를 무너트리는 ‘폐허’의 정신에서 발생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평론집을 통해 기존의 문학적 체계와 이론에 도전하는 다양한 글들을 선보인다. 이러한 글들은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약 1
[말말말]최재봉 (문학전문 기자) 표절을 적발하고 단죄하는 것만이 능사일까. 아니 애초에 그것이 타당하거나 가능한 일일까. 앞서 마크 트웨인과 푸엔테스, 바르트 등의 주장에서 보다시피 완벽하게 독창적인 말이나 글은 가능하지 않다. 언어는 질서이며 약속이고, 우리는 그 매트릭스 안에서 말을 하고 글을 쓴다.- 평론집 '탐문,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 비채, 2024, 125-126면
[책 속 한 문장] 문학을 대하는 또 다른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자세일 수 있다. 만일 어떤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작가가 쓴 것과는 다르게 혹은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사물을 보고 묘사하는 것을 상상해봄으로써 예술적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 하지만 여러분이 좋아하는 책은 숨이 턱턱 막히는 전율 또한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 실용적인 방법을 하나 제시하겠다. 문학, 진정한 문학은 심장이나 뇌(영혼의 위라고 할 수 있는)에 좋다는 물약 삼키듯 단숨에 들이켜버리면 안 된다. 문학은 손으로 잘게
[문학뉴스=박주현 기자]일제강점기 한국 문학의 개척자로 살아 온 작가 한흑구(1909∼1979)의 삶과 문학을 총체적으로 재조명하는 ‘한흑구문학연구서 2’(아시아·사진)가 출간됐다. 지난 2022년 ‘한흑구문학연구서 1-한흑구의 삶과 문학’에 이어 나온 두 번째 연구서다.‘일제강점기 한국 영문학과 수필 문학의 개척자’라는 부제가 붙은 이 연구서는 일제강점기 ‘한국 영문학’의 개척자 한흑구의 문학적 면모를 다각도로 탐구한다. 또 한국 수필문학의 개척자이기도 한 한흑구의 선구적 수필론, 영미문학을 섭렵해 온 한흑구 문학의 ‘한국적 정체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100년 전 방정환이 번역해 펴낸 한국 최초의 번역동화집 『사랑의 선물』이 지닌 문학적 사회적 의의를 처음으로 집중 분석 고찰한 연구서 『방정환 번역동화 연구: 『사랑의 선물』을 중심으로』(청동거울)이 출간됐다.책을 쓴 이정현은 일본에서 유학하는 동안 오사카대학 대학원 언어문화학과 박사논문으로 방정환 연구를 수행했다. 이 책은 그 성과를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동안 아무도 손대지 않은 『사랑의 선물』을 단독으로 연구 저술한 것은 저자가 처음이다.지난 2022년 출간 100년을 맞은 번역동화집 『사랑의 선
[조용호의 문학공간] ‘사랑은 주는 것인가, 받는 것인가. 사람에게는 사랑의 능력이 있는가.’ 원로 비평가 김주연(82)은 이 능력 여부는 사람의 사랑을 넘어서는 거대한 문제라고 보았다. 사랑에 관한 이승우의 소설들을 붙들고 원로 평론가가 자신의 생각을 투사해 ‘한 생존 작가의 한 가지 테마에만 머무른 첫 비평가’로 나섰다. 기독교적 세계와 어우러진 이승우의 작품세계를 사랑을 테마로 본격 해부한 그의 연구서 ‘이승우의 사랑’(문학과지성사)은 한국문학의 깊이를 보여주는 노작이다. 그는 머리말을 대신한 글에서 ‘지난여름 며칠간의 입원을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원장 신종철, 이하 진흥원)은 ‘2023 대한민국 만화평론공모전’ 결과 대상에 이용건 평론가 등 최종 수상작 6편을 발표했다. 시상식은 11월 3일 ‘만화의 날’ 기념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2023 대한민국 만화평론공모전’은 국내 유일의 만화ㆍ웹툰 평론 공모전으로 기성부문과 신인부문으로 구분해 진행됐으며, 지원자는 작가, 작품, 정책, 산업평론 중 하나의 주제를 자유롭게 선정해 평론문을 제출했다.대상은 이용건 평론가의 ‘불행의 가능성에 대한 노트-「집이 없어」론’이 선정됐다. 최근의 ‘사
[책 속 한 문장] 모더니즘 소설이 전통적인 소설과 가장 다른 점은 내재성이다. 외부의 극적인 사건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내면을 탐색했다. 모더니즘 소설에는 성찰이 가득했으며, 깊이 파고들어 인간의 정신적 근원을 건드렸다. 그래서 모더니즘 소설의 서사 논리는 수직적이었고 넓이보다는 깊이를 추구했다.그렇게 파고들어야 했으므로 모더니즘 소설의 주인공은 보통 작가 자신의 화신이거나 적어도 그와 매우 흡사한 인물이다. 항상 세계와 거리를 유지하고, 적응을 잘 못하고, 독서를 좋아하고, 이런저런 상상을 즐기고, 머릿속에서 혼잣말
[문학뉴스=박수빈 기자] 대륙문인협회(이사장 조성민, 한양대 로스쿨 명예교수)가 2023 대륙문학 제3호를 발간했다.이번에 발간된 2023 대륙문학 제3호에는 시인 44명(고정현 김덕겸 김다현 김도연 김소연 김재규 김재범 김진태 나동건 류한상 박계자 박득희 박정숙 박종용 서덕동 손영란 송호민 신소미 신영옥 신위식 안형준 우영식 유숙희 윤준경 이경희 이미옥 이아영 이정용 이찬용 이한현 임승대 임재화 임효정 전산우 정계문 정동윤 정지윤 정희정 조성민 지영자 최윤희 하옥이 하현우 홍윤표)의 신작시 132편, 소설 1편(주영숙), 수필 4
[문학뉴스=박수빈 기자] 시인의 관점에서 윤동주를 새로이 이해하는 시각의 도서 『윤동주를 다시 만나다』가 출간됐다.책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윤동주’의 생애와 문학을 동시에 풀이한 도서다.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특유의 감수성과 삶에 대한 고뇌, 독립에 대한 소망이 서려 있는 작품들로 인해 한국 문학사에 큰 기여를 한 윤동주를 회상하며 독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연부터 작품의 풀이까지 전반적으로 담아냈다.도서 『윤동주를 다시 만나다』는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돼 윤동주의 면면을 살핀다. 첫 장에서는 윤동주의 생애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1997년 동화 로 MBC창작동화대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노경수 동화작가가 아동문학의 주요 작가 작품론을 모은 첫 평론집 『생태환경과 아동문학』(청동거울)을 출간했다.저자는 비평가보다는 동화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문단에 나온 이래 동화집 『‘하얀’ 검은 새를 기다리며』 『씨앗바구니』 『오리부부의 숨바꼭질』 등을 펴내면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아울러 비평 활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이번 평론집 『생태환경과 아동문학』은 그 결실이라 하겠다.오랫동안 대학 강단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해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21세기 들어 불평등성, 특히 한국문학과 대중문화에서는 ‘감성적 불평등성’이 두드러진다. 감성적 불평등성이란 빈곤한 타자들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강등시키는 차별을 말한다. 한국문학을 동시대 감각으로 분석하며 비평의 지평을 확장해온 문학평론가 나병철 교수가 2년 만에 새로운 문학비평서 『정동정치와 언택트 문학』(문예출판사 펴냄)을 펴냈다.오늘날 ‘존재 자체’가 차별을 받는 사람들은 문제를 인식해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저자는 그들의 인격적 자긍심을 회생시켜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적 주제로
[조용호의 문학공간] 편집자로 살아온 문학평론가 정홍수 씨가 세 번째 평론집 '가버릴 것들을 향한 사랑'(문학동네)을 펴냈다. 대산문학상을 받은 두 번째 평론집 이후 9년 동안 여러 매체의 청탁에 응하거나 작품집 해설로 수록한 평문들을 한 권으로 묶었다. 그가 처음 문학을 배웠던 대가들의 작품론을 앞머리에 내세웠고, 동세대 작가들은 물론 새로운 힘을 확인한 젊은 작가들까지 아울렀다. 이번 평론집 제목은 최정례(1955~2021) 시인의 글에서 차용했다. 시인은 "어느 날 시간은 나에게 대항하여 칼을 휘두를 것"이라며 "나는 결국 고
[책 속 한 문장]예술에 대해 우리가 갖는 오해는 대개 예술과 미라는 두 단어를 한결같이 사용하지 않는 데서 기인한다. 두 단어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늘 다음과 같이 가정하지 않는가. 모든 아름다운 것은 예술이고, 모든 예술은 아름다우며, 그래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예술이 아니고, 추한 것은 예술의 부정(不定)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예술과 미를 동일시하는 바람에 우리는 예술을 감상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다. 예술이 곧 미라는 가정은 미적 인상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에게조차, 그리고 예술이
[문학뉴스=이재욱 기자]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평론까지 겸하고 있는 문인 이승하의 평론집이 나왔다. 유치환, 이병주, 김춘수, 박경리를 다룬 는 이승하 평론가와 네 사람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부터 풀어놓는다.박경리 선생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1994년 의 완간이었다. 솔출판사 임우기 대표가 연락을 해왔다. 대하소설 가 우리 출판사에서 전권이 나오게 되어 이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했으면 하는데 내년이 마침 광복 50주년이니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 공연하면 어떻겠냐며 뮤지컬 대본을 쓸 수 있겠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한·중·일·북한 연구자 12명이 이육사·윤동주·이상화 등 일제강점기 저항시인을 연구한 『민족 저항시인의 동아시아적 접근』(김정훈 엮고 옮김, 소명출판 펴냄, 3만 5000원)이 나왔다. 학술지나 문예잡지에 실린 동아시아 연구자들의 논문·평론 등을 한데 엮고 번역한 것이다.1부 ‘민주화와 통일을 위한 저항의 외침’에서는 일제강점기의 모순으로 드러난 군부독재 정권과 치열하게 맞서고 남북분단 극복을 위해 절절한 목소리를 토해내는, 현대사의 현장인 광주권 저항문학의 선두주자 문병란 시인, 송기숙 작가, 김준태 시인
[조용호의 문학공간]비평가이자 에디터로 한국문학 최일선에서 활발한 글쓰기를 하고 있는 박혜진(36)의 첫 책들이 나란히 출간됐다. 다양한 서사의 '끝'들을 유심히 살피며 생각을 담아낸 '이제 그것을 보았어'(난다)와 첫 평론집 '언더스토리'(민음사)가 그것이다. 신춘문예(2015 조선일보) 평론에 당선된 이래 써 온 비평들을 모은 첫 평론집은 '언더스토리'에서 연대하는 인간들의 삶을 다루는, 주로 30~40대 젊은 작가를 아우르는 한국문학 일선 복무자의 시각이 섬세하게 담겨 있다. '문학은 언더스토리(understorey)다. 언더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지난 2018년 10월 25일 별세한 국문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학문적 업적과 열정을 후속 연구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제정된 김윤식 학술상의 첫 수상작으로 단국대 김미지 교수가 2021년에 펴낸 저서 『한국 근대문학, 횡단의 상상』이 선정됐다.시상식은 김윤식 교수의 기일인 25일 오후 5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8동(두산인문관) 보름홀에서 진행된다. 이날에는 김윤식 교수를 기리고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 강창우 인문대학장, 국문과 교수진·대학원생·학부생, 그리고 김윤식
[임우기의 유역문예] 3. 새로운 소설 미학의 발아 ②--- ‘개벽開闢의 작가는 근원에 능히 통한다.’ 첫 장편 (2021)에 이어 이번 단편 에서 안삼환은 거듭 자가自家의 유가儒家 전통에 충실함을 보여준다. 작가는 수기치인修己治人과 유가의 최고 경지인 성심誠心을 깊이 수행하고 체득하였음을 보여주는바, 중요한 주목할 점은, ‘작가’(안삼환)와 ‘주인공’(의 안동민과 의 신충식)이라는 두 존재 사이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독자들은 작가와 주인공의 관계를 직접적인 대칭관계, 더
[임우기의 유역문예] 강지현의 전시된 그림들을 관람하는 중, 뜻밖에도 선뜻 떠오르는 사랑하는 화가가 있다. 빈센트 반 고호의 그림들을 강지현의 그림과 비교할 필요가 있겠다.명작 는 밤 바닷가 위 하늘에 무리 지어 반짝이는 별빛들의 장관壯觀을 보여준다.‘유역문예론’의 시각에서 해석하면, 밤하늘에 폭죽같이 터지는 별빛도 주목할 만하지만, 밤바다에 투영投影된 해변의 가로등 불빛들의 존재감이 더 중요하다.문명의 이기利器인 가로등 불빛이 밤하늘 별빛과 대조되면서도 밤바다에 깊이 투사되어 있다는 사실.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