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수전 톰스의 '피아노의 시간'

[문학뉴스=백승 기자] 피아노는 그 어떤 악기보다 대중에게 가까운 존재다.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피아노는 놀랍도록 다재다능한 악기로 여러 독주곡과 협주곡으로 콘서트홀과 가정을 빛냈다. 클래식에서 재즈, 현대음악에 이르는 모든 음악 장르의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준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복잡하고 미묘한 음악을 두 손만으로 연주해내는 피아노.

영국의 피아니스트 수전 톰스의 <피아노의 시간-100곡으로 듣는 위안과 매혹의 역사>는 피아노 음악사의 빛나는 순간을 담은 100곡을 소개하는 책이다. 바흐, 모차르트, 드뷔시에서 필립 글래스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이름을 알 법한 음악가와 그들의 기념비적 피아노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파니 멘델스존, 마리아 시마노프스카, 클라라 슈만과 에이미 비치 등 역사 속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아온 여성 작곡가와 연주자에게도 빠짐없이 빛을 비춘다.

이 책에 담긴 100곡은 독주곡, 실내악, 협주곡은 물론 재즈와 현대음악에 이르는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경이와 감동이 넘치는 내밀한 여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피아노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동반자, 뜻밖의 위로이자 감정의 분출구, 그리고 취미이면서 영감의 원천이다. 긴 시간을 넘어 사랑받아온 100곡에 관한 이야기는 저자가 연주자로서 지닌 독특한 통찰이 담겼을 뿐 아니라, 피아노의 태동기부터 오늘날까지 선보인 빛나는 작품들을 감상하는 경험에 새로운 풍취를 불어넣어준다.

수전 톰스는 ‘작가의 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영국 전역이 봉쇄되었던 2020년 3월, 나는 이 책의 초안을 완성했다”며 많은 사람이 집 안에 갇혀 있는 동안 피아노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곡들인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고전음악 피아노 연주가 뜻밖의 위로가 되어주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피아노의 역사를 100곡으로 대표한다는 생각은 매력적이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는 그녀는 “100곡 선정은 너무 적다. ‘피아노 역사를 대표하는 5,347곡’쯤은 되어야 합당하다. 100곡을 추리는 일은 풀기 어려운 퍼즐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마음을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