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

장석주 (작가ㆍ문학평론가)

 

                         (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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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에 부쳐

시집 『꿈속에서 우는 사람』에 깔린 주조음은 광장의 브라스밴드가 쿵짝쿵짝 흥겹게 연주하는 악기 소리다. 모란과 작약의 꽃이 피고, 민어가 올라오는 계절이 돌아오고, 여름방학을 맞은 소년들은 어디론가 달려간다. 젊은 어머니는 어두운 방에서 출산하느라 비명을 지르고, 소년은 언덕에서 먼 나라로 이민 간 친구를 그리워한다. 먼 곳을 향한 동경, 소년들의 선행, 새벽에 도착한 두부를 먹는 기쁨, 눈썹을 가늘게 그린 딸들이 꿈속에서 꿈을 꾸듯이 사는 모습, 하이네켄 맥주를 마시던 시절의 회고가 어우러지는 이번 시집에는 노스탤지어와 멜랑콜리가 유난히 도드라진다.

- 2024년 3월 28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