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채아트뮤지엄, 22일 <the truth will set you free> 전달

( 비채아트뮤지엄이 '청년밥상문간'에 김인 작가의 작품을 전하는 기증식을 가진 뒤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성기노 피처링 대표, 전수미 관장, 이문수 신부, 김인 작가, 이재옥 작가. 사진=이성봉 기자)

[문학뉴스=이성봉 기자] 지난 22일 오후 4시, 비 오는 날씨에 ‘청년밥상문간’을 운영 중인 이문수 신부는 직접 몰고 온 차량에서 내려 서울 방배동에 있는 비채아트뮤지엄(관장 전수미)으로 들어섰다. 뮤지엄에서는 현재 전시 중인 ‘Space Unknown’ 의 김인 작가 부부와 전수미 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그를 맞았다.

김인 작가와 전수미 관장이 ‘청년밥상문간’에 작품을 기증하기로 결정해 이날 이 신부가 뮤지엄을 방문한 것이었다. 전수미 관장은 "김인 작가 작품의 메시지나 삶의 여정이 이문수 신부가 운영하는 ‘청년밥상문간’의 취지에 잘 맞는다는 생각에 김 작가의 작품을 기증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인 작가의 여러 작품 가운데 이 신부가 고른 작품은 <the truth will set you free(진리가 너를 자유케 하리라)>였다. 제목이나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우연히 선택한 작품이 성경의 말씀이 제목인 작품이 된 것이었다.

이 신부는 "서울 이화여대 근처에 문을 연 '청년밥상문간' 2호점이 이전할 계획인데 새로 이전하는 곳은 갤러리처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는데 김인 작가의 작품의 작품을 기증받게 됐다"고 기뻐했다.

(지난해 말 출간된 이문수 신부의 산문집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 책에는 청년에 대한 애정과 희망이 담겨 있다. 사진=이성봉 기자)

이문수 신부의 '청년밥상문간'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청년들이 ‘어떻게 먹고 살지’가 아니라 ‘어떻게 행복할지’를 고민하는 시대를 열어가는 작은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실천하는 곳이라 했다. 청년들이 무슨 일을 하든지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밥상’의 설립 취지다.

이 신부는 “우리가 도우려고 손을 내밀어도 청년들 스스로 포기하고 손을 내밀지 않으면 우리가 잡아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어렵게 일구어온 작은 성공과 힘겨운 시간을 견뎠던 그런 체험을 청년들에게 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청년밥상문간'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단돈 3천 원이면 청년들이 김치찌개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밥집에서 시작한 사업이 2017년 정릉에 1호점을 낸 후 지난해 이대점, 올해 낙성대점까지 3호점을 냈다. 이 문간은 사회 봉사 활동을 비롯해 ‘청년희망로드’라는 프로그램도 개설해 청년들이랑 함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도 진행했다.

(전수미 관장과 이문수 신부, 김인 작가가 비채아트뮤지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성봉 기자)

김인 작가는 "김인도 한다"는 말로 청년들에게 위로를 전해달라고 신부님께 말했다. 김 작가는 기증 작품과 관련해 “이 그림도 일명 노가다를 막 마치고 와서 그렸던 작품이었다”며 “하루하루 내가 뭘 하고 있냐는 자괴감 속에 있었다. 썩은 동아줄 같은 최소한의 기회라도 기대했지만 현실은 죽고 싶은 울분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뿐이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전수미 관장은 뮤지엄과 갤러리 운영과 함께 사회 봉사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카소특별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민적 호응을 얻었고 지난 1월 발달장애아티스트특별전 ‘ACEP 2022’를 개최해 장애아티스트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했다.

뮤지엄과 전시 행사 소재 지역의 아동들을 초청해 그림그리기 등 각종 체험행사와 소외 계층이나 봉사 단체를 위한 작품 기증 활동도 벌이고 있다. 전수미 관장 개인적으로도 흉터전문병원을 운영 중인 남편과 함께 극단적인 행동을 했던 이들의 흉터를 제거하기 위한 치료 활동도 펴고 있다.

전 관장은 "조만간 청년밥상문간에 필요한 쌀과 부식을 들고 또 찾아뵙겠다"며 훈훈한 말을 전했고 이 신부도 감사를 표했다.

22일까지 예정됐던 김인 작가 개인전은 컬렉터 등의 요청에 따라 1주일간 연장돼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sblee@munh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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