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이소라·박지윤 등 여가수의 노래에헌정하는 소설

[문학뉴스=이숙영 기자] 젊은 여성 작가 7인이 ‘1990년대 가요’를 모티프로 삼아 짧은 소설을 써서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다산책방 펴냄, 1만 5000원)로 묶어 출간했다.

엄정화, 이소라, 자우림, 박지윤, S.E.S, 보아 등은 1990년대 가요계의 중심이자 당시 사춘기 여학생들의 '워너비'였다.

서태지와 아이들, H.O.T, 젝스키스 등 남성 아이돌에 비해 인기는 조금 떨어졌지만, 동질성을 투사할 수 있는 존재였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특히 엄정화와 이소라 등은 '걸 크러시'의 원조 격이자 강하고 멋진 여성의 롤모델로 받아들여졌고, 이들을 바라보며 '골드 미스'나 '화려한 싱글'을 동경하는 여성들도 늘기 시작했다.

당시 이들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고 성장한 소녀들이 이제 성년의 작가가 되어 자신들이 받았던 선물을 되돌려준다는 의미로 소설을 썼다.

조우리의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는 S.E.S의 'I'm Your Girl'을, 차현지의 '녹색극장'은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를 테마로 했으며, 이수진이 쓴 '셋'은 박지윤의 'Steal Away'를, 이승은의 '카페 창가에서'는 엄정화 '눈동자'를 모티브로 삼았다. 또한 조시현의 ‘에코 체임버’는 한스밴드의 ‘오락실’, 허희정의 ‘미래의 미래’는 보아의 ‘먼훗날 우리’, 송지현의 ‘매일의 메뉴’는 자우림의 ‘이틀 전에 죽은 그녀와의 채팅은’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썼다고 벍혔다.

작가들은 이 소설집을 '뉴트로 소설'이라고 규정한다. 권민경 시인은 발문을 통해 “어느 정도 사소해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공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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