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 동기에 가장 강력한 영향"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의 창조를 위한 실전 가이드북

(트라우마 사전 표지, 사진=윌북)

[문학뉴스=강현 기자] “이야기의 힘은 캐릭터에서 나온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그 캐릭터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바로 ‘트라우마’라고 강조하는 책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인문예술 분야의 중견 출판사 윌북은 최근 <트라우마 사전>(2만 2000원)을 출판하고 이 책은 “콘텐츠 과잉 시대에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이야기가 빛날 수 있을지,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선보일지 고민하는 작가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그런 만큼 이야기를 창작하는 모든 사람은 물론이고 소설가,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 웹툰, 웹 소설 작가 등 기성 작가와 작가가 되고 싶은 이라면 누구에게나 참고가 될 만한 창작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윌북은 이 책이 미국 아마존에서 글쓰기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으며 미국의 여러 대학의 글쓰기 강의 교재로도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작가들이 많이 보는 웹사이트 《A Writer’s Helping Writers》의 운영자인 두 저자 안젤라 애커만과 베카 푸글리시는 매력적인 캐릭터에게는 항상 트라우마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상처는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 동기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창조자인 작가는 누구보다 그 상처를 깊이 파고들어, 캐릭터를 실존하는 인물처럼 복잡한 심리 층위를 가진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래픽=윌북)

“요즘 불안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어”라는 말보다 ‘물어뜯은 손톱과 핏줄이 벌겋게 선 눈’이라는 묘사가 더 효과적인 것처럼, 이야기 속에서 ‘말하기’보다 ‘보여주라’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그렇다면 ‘보여주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책은 이와 관련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트라우마 연구법을 설명한다. 먼저 앞부분은 캐릭터의 트라우마에 대한 개괄적 내용이다. 트라우마를 다루는 작가의 정서적 건강을 위한 자기 관리법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캐릭터의 트라우마란 무엇인지, 이에 대한 파악이 왜 중요한지 하나씩 풀어낸다.

뒷부분에서는 캐릭터가 겪을 수 있는 118가지의 트라우마 종류를 정리하고, 그로 인해 캐릭터가 겪는 감정과 행동은 물론, 상처를 악화시킬 만한 사건과 극복할 기회까지 주제별로 묶고 체계화했다.

친구의 배신부터 불치병, 가난과 테러까지 인간이 겪는 다양한 심리적 경험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어, 작가들이 필요할 때마다 캐릭터의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트라우마 사전》의 100쪽에 달하는 서문은 캐릭터 구축의 전반적인 이론을 다루고 있어 스토리텔링의 기본과 핵심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후 400쪽에 걸쳐 트라우마를 카테고리별로 정리한 내용들은 실전 창작을 위한 참고서로 활용하는데 크게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부록에 유명 영화 속 감정적 상처를 적용한 예를 통해 인물의 발전 툴, 트라우마 윤곽 만들기 툴로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SF소설가와 영화비평가로 활약하고 있는 듀나는 이런 점에서 “《트라우마 사전》은 아마 사전이라는 형식을 취한 책 중 가장 잔인한 책이 될지도 모른다. 이 고통의 사전은 여러분이 신이 되어 사람들을 고문하며 고통을 주는 온갖 다양한 방법들을 수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diak@munhaknews.com

©문학뉴스/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