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의 종횡무진]

(김미옥 활자중독자)

프루스트가 있는 밤

다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오르내린다.

구순이 넘은 서울대 불문과의 정명환 명예교수의 통렬한 고백 때문이다.

완독하지 않고 마치 그 책을 다 읽은 것처럼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고 했다.

노교수는 부끄러움을 해소하지 않고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아 책을 읽었다고 한다.

5년간 하루 한 두시간 읽고 펴낸 책이 『프루스트를 읽다』이다.

기사를 읽다가 문득 나도 일독을 했을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인가?

김창석 번역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은 지 이십 년이 되어간다.

(정명환, '프루스트를 읽다', 현대문학, 2021)

얼마 전 유제프 차프스키의 프루스트 강의록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를 읽을 때도 다시 읽어야 하지 않나 머뭇거렸다.

비슷한 독서 취향을 가진 김신효샘이 김희영 번역본을 구입한다고 해서 살짝 얹혔다.

오늘 집에 오니 책이 도착했다.

내 성질이 책을 쥐면 고개를 처박는 것이어서 누가 책을 뺏으면 꼬로록 숨이 넘어갔다.

이제 천천히 다시 정독할 생각이다.

올해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탄생 150주년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1906년부터 1922년까지 쓴 7권의 연작소설이다.

https://youtu.be/GEb43JmHgVk

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듬해 7월 1일 프루스트는 손님을 초대했다.

그때 연주한 음악들을 모아 음반을 발매한 것이 <Proust Le Concert Retrouve>이다.

그는 음악가 포레와 레이날도 안을 좋아했다.

이 녹음은 실제 1708년 제작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과 1891년 제작된 Eard사의 에라르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영화, 음악, 문학, 미술 각 방면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프루스트의 음악적 멘토였다는 포레로 더위를 식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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