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글쓰기와 책 만드는 기회 제공

삶과 글을 일치시키는 ‘글쓰는 삶’ 살아갈 것

[인터뷰] 김민섭 ‘북크루’ 대표

(김민섭 ‘북크루’ 대표)

[문학뉴스/ 글-사진=남인복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 각 분야에 변화가 생기면서 독서문화 생태계도 달라지고 있다. 책이 예전처럼 팔리지 않고, 전자책을 제공하는 플랫폼도 많아졌다. 그리고 작가와 독자가 직접 만날 수 있게 중개역을 하는 회사도 생겼다. 지난 2019년 7월 문을 연 ‘북크루’는 젊은 회사답게 새로운 시도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대표를 맡고 있는 김민섭(38) 작가를 만났다.

• 북크루는 어떤 회사인지요.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작가 초청, 작가 구독, 출판 협업 등입니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작가와 독자의 만남을 주선해 서로 ‘소통’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듯 ‘맞춤형 온라인 작가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신다면.

독자들이 책을 읽고 저자와 만나고 싶거나 평소 좋아하는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자 할 때, 그 작가와 독자를 함께 초대해 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개인이나 소규모 모임을 진행하는데, 학교나 관공서, 도서관 등에서 초청을 의뢰해 오는 일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 구독은 월정액 서비스 신청자를 대상으로 매일 에세이를 한 편씩 메일로 배달합니다. 한 시즌을 3개월로 하고, 작가들은 바뀝니다. 또 출판 협업은 책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전문가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 직접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것인지요.

15명 정도로 팀을 구성해 작가의 지도를 받으며 글을 쓰고 책을 직접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김동식 작가와 함께했던 1기 클래스가 수업을 마치고 최근 초단편소설집 <하늘에서 하리보가 내려와>(문학뉴스 6월 9일 보도)를 결실로 내놓았습니다. 지금은 2기 수업으로 김승일 시인과 함께 시집 출간하기 1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임지형 동화작가와 함께하는 동화책 만들기 과정은 모집 중입니다.

•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그동안 개인적으로 소설, 에세이 등 책을 10여 권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 어떤 책의 경우는 저자를 직접 만나고 싶기도 했지만 만나는 방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직접 책을 출간한 뒤에는 그런 생각을 가진 독자들과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여겨 방법을 궁리하다가 ‘북크루’를 차리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이었지만 격리가 일상화한 요즘 ‘소통’이 오히려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 회사 운영에서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새로운 문화를 정립하는 데 작더라도 어떤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독자가 작가를 만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우미가 되고자 합니다. “당신의 첫 책을 좋은 작가와 함께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 작가로서 책을 쓸 때 특별히 좋아하는 주제가 있는지요.

그동안 제가 쓴 책들이 기존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만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신의 삶과 맞닿은 부분, 사회와 연결되는 곳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방대 시간강사, 대리운전 등은 그런 맥락에서 직접 겪고 느낀 바를 솔직하게 쓴 것입니다. 앞으로도 제가 지향하는 ‘글쓰는 삶’이란 쓴 글과 삶을 일치시키며 사는 것입니다.

•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기본적으로 “책은 필요”합니다. 읽을거리가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소통 도구’로 적합합니다. 책의 미래를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전자책이 있지만 종이책도 살아남을 것입니다. 현재 북크루 독자들을 봐도 종이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김민섭 작가는 그동안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운전> 등을 출간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또 2017년 페이스북을 통해 ‘김민섭씨 찾기 프로젝트’를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때 진행됐던 과정과 교통사고 관련 고소장 접수하기 등 자신이 살면서 겪은 경험을 모아 수필집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문화일보 6월 23일 보도)를 출간했다.

nib503@munhaknews.com

©문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