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출판사에서 나온 틱낫한 스님의<모든 발걸음마다 평화>표지)

[문학뉴스=백성원 기자] ‘행복의 토대가 마음챙김입니다. 행복해지는 기본 조건은 행복한 상태를 우리가 의식할 줄 아는 가 입니다. 이미 행복함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다면, 진실로 행복해질 수 없겠지요. 치통이 있어야, 치통이 없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 깨닫습니다. 하지만 치통을 경험해보지 못하면, 그것이 행복한 상태임을 알지 못하지요. 사실, 치통 없음은 평범하지만 너무나 즐거운 상태인 것입니다. 세상에 즐거운 일이 너무나도 많지만, 마음챙김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마음챙김을 실천할 때, 이런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법을 배웁니다. 지금 이 순간을 잘 가꿈으로써, 우리는 미래를 가꾸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평화를 위해 힘쓰는 것이 바로 미래의 평화를 위해 힘쓰는 것입니다.’

오늘날 선불교의 가장 위대한 스승 이자 세계적인 교육자로 70년 가까이 ‘마음다함(mindfulness)’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있는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

최근 불광출판사에서 나온 틱낫한 스님의<모든 발걸음마다 평화>(1만6,000원)중 ‘어떤 목표도 없음’의 일부 구절에서 볼 수 있듯 이 책은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잊고 있는 것들을, ‘지금, 여기’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의 매뉴얼을 담은 글들을 통해 ‘미래의 평화’를 위해 힘쓰자는 가치를 실현하고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의 복잡다단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매일의 삶을 통해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챙김의 길을 다룬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에세이집이다.

틱낫한 스님은 이 책에서 “상추가 잘 자라지 않는다고 상추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잘 자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필 뿐이다. 물을 더 주어야 할지, 아니면 햇빛을 덜 쏘여야 할지….”라며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가족이나 친구 혹은 동료와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습관적으로 비난을 앞세운다. 하지만 마치 상추에게 그러하듯 이런 비난에는 아무런 긍정적인 효과도 없다.”고 강조한다.

또 “추론과 논쟁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려 애쓰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비난하거나 싸울 일이 아니다.” 며 ‘회복’을 위해서는 화를 내기보다는 ‘치유’에 필요한 것들을 살피면 된다고 정리한다. 이처럼 아주 간단하고 명쾌한 진실인 ‘매일 매일의 삶’에서 우리들은 이런 단순하고 명확한 명제를 잊고 살아간다고 꼬집는다.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 각지를 순회하며 반전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이같은 활동에 힘입어 1967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추천되기도 했으나 베트남 정부에 의해 귀국 금지 조치를 당한 뒤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같은 사실은 다음과 같은 글들로 잘 뒷받침돼 드러난다. “1966년, 제가 베트남 전쟁 중지를 부르짖으며 미국에 있을 때, 한 젊은 미국 평화운동가가 제가 연설하는 도중 일어나 외쳤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 압제자 미국을 무찌르는 것이오! 당신은 여기 있지 말았어야 했소. 여기 있는 것은 전적으로 아무 소용이 없단 말이오!”(중략) 하지만 우리 베트남인들은 실제로 폭격 아래 신음하기에 좀 더 현실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오직 평화만을 원했습니다. 누가 이기고 지는지는 관심 밖이었지요. 단지 폭격이 멈추기만을 바랐습니다. 저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 양반, 제가 보기에 전쟁의 뿌리가 되는 많은 부분은 여기 당신 나라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 와야만 했지요. 그 뿌리 중 하나가 세상을 바라보는 바로 당신의 관점입니다. 양쪽 편 모두 잘못된 정책의 희생양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폭력적인 힘이 필요하다고 믿는 정책 말입니다. 베트남인들이 죽어가는 것을 저는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병사들이 죽어가는 것 또한 원하지 않습니다.”

이후 틱낫한 스님은 1982년 보르도에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Plum Village)’를 세우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008년부터 교육 분야에 마음다함을 도입하기 위해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여러 학교와 대학에서 훈련 과정을 개발하고, 교육자와 청년에게 마음다함을 전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수행법을 정립했다. 이러한 깨달음과 가르침에 뿌리를 둔 비종교적이고 비종파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플럼 빌리지에서 운영하는 ‘웨이크업 학교(Wake Up Schools)’를 통해 수많은 교사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동안 10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국내에 소개된 대표도서로는『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틱낫한 명상』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화해』 『화』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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