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출판사가 펴낸 '불교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0가지 - 믿음·이해·수행·깨달음'표지)

[문학뉴스=백성원 기자] ‘부처님은 왜 한 분이 아니고 여러 분인가?’, ‘윤회는 정말 존재하는가?’, ‘대승불교는 정말 붓다의 말씀이 아닌가’, ‘불교는 깨침의 종교라고도 하고 자력신앙이라고 하는데 정토신앙은 타력신앙이 아닌가’, ‘불교에서는 육식을 금지하는 것으로 아는데 부처님께서는 고기를 먹어도 좋다고 허락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불교는 ‘삶의 종교’라는 특성으로 인문학의 근본 물음인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심이다. 우리는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다. 바로 우리가 우주의 중심이기 때문에 자신과 진리에 의지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불광출판사가 펴낸 <불교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0가지 - 믿음·이해·수행·깨달음>(이일야 지음, 2만원)는 불교는 철학인지 종교인지에서부터 시작해 교리·역사·수행 등은 물론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논쟁까지,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에서부터 불교 ‘초보탈출’을 꿈꾸는 불교 입문자들까지, 불교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100가지 문답으로 정리한 책이다.

특히 교리, 역사, 수행에 관련된 주요 내용들을 빠짐없이 다룬다. 교리와 역사는 씨줄 역할을 하고 수행은 날줄 역할을 한다.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12연기와 같이 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교리들에 대한 문답과 불교의 탄생과 초기불교를 거쳐 아비달마, 대승에 이르는 역사가 이어진다. 이것이 씨줄이라면 불교 수행에 대한 물음과 답은 날줄이다. 붓다를 깨침으로 이끈 위빠사나 수행을 시작으로, 사섭법, 육바라밀, 간화선, 묵조선, 염불, 주력 같은 다양한 불교 수행에 대한 문답이 뜻깊게 이어진다.

불교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초기불교, 아비달마불교, 대승불교 등으로 변해왔고, 지역을 거치면서 인도불교, 중국불교, 한국불교 등으로 지칭돼왔다. 또 어떤 경전을 소의(所依)로 하느냐에 따라 불교 앞에 천태, 화엄, 법화 같은 꾸밈말이 붙기도 한다. 게다가 시대와 지역 그리고 불교를 보는 입장에 따라 강조하는 실천이 달랐으니 위빠사나, 묵조선, 간화선, 염불, 주력 같은 수행들이 그렇다.

염불의 목적이 서방정토에 태어나는 것이라면, 이는 자력적(自力的)인 근본불교와는 많이 다르다. 스스로 수행해서 깨침에 이르는 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달리 염불은 절대 타자, 즉 아미타불의 힘에 의존한 타력적(他力的) 신앙이라는 뜻이다. 흔히 정토신앙에서는 깨침에 이르는 방법으로 난행도(難行道)와 이행도(易行道) 두 길이 있다고 말한다. 자기 수행을 통해 깨침에 이르는 것이 어려운 길이라면, 염불은 쉽고도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오직 간절한 마음으로 아미타불에게 귀의하기만 하면 극락왕생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아미타불의 48대 서원에서도 “어떠한 중생이라도 지극한 신심과 환희심을 내어 열 번만 나의 이름을 부르는 이가 있다면 반드시 왕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P. 338)

붓다가 활동하던 당시 육식이 계율로 금지된 것은 아니었다. 몇 가지 조건만 갖추면 고기는 먹어도 되는 음식이었다. 그 조건이란 동물을 잡는 모습을 눈으로 보지 않고[不見], 나를 위해 잡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며[不聞], 나를 위해 잡았다고 의심되지 않는[不疑] 음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삼종정육(三種淨肉)이라 하는데,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청정한 음식이면 먹어도 좋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붓다가 육식을 허용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당시 출가한 사문에게 걸식은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이었지만 하심(下心), 즉 자신을 낮추는 중요한 수행이기도 하였다. 얻어먹는 사람이 어떻게 우쭐하는 마음을 낼 수 있겠는가. 상대가 주는 음식이 고기인지 아닌지, 맛이 있는지 없는지 가리지 않고 그저 주는 대로 받는 것이 수행자의 자세였던 것이다.(P. 285~286)

현재 전북불교대학 학장과 (사)부처님세상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계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 무상하기 때문에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이다. 한마디로 주인공으로서 무상한 삶을 멋지게 살라는 뜻이다.”며 <불교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0가지> 역시 인문학의 근본 물음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불교적 해답을 모색하고 있는 책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자의 본명은 이창구이며, 일야(一也)는 법명이자 필명이다. 전북대학교 철학과에서 학부와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전북대학교와 전주교육대학교, 송광사승가대학에서 철학과 종교학, 동양사상 등을 강의했으며 보조사상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다. 저서로 『아홉 개의 산문이 열리다』(13회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와 『동화가 있는 철학 서재』(2020 세종도서), 『안다는 것, 산다는 것』, 『불교란 무엇인가 불교란 무엇이 아닌가』, 『불교학의 해석과 실천』(공저) 등이 있고, 「Hegel의 중국관에 대한 비판적 고찰」, 「나옹선의 실천체계」, 「진심과 오수의 구조」, 「조선 중기 보조선의 영향」 등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불교의 외연을 넓혀 이를 종교학이나 철학과의 관계 속에서 해석하는 데 관심을 갖고 연구 및 저술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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