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뉴스/ 글⋅사진=전선정 기자] 5월 가정의 달, 오붓한 가족 힐링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은 충남 예산을 추천한다.

예산 10경으로는 수덕사, 충의사, 추사고택, 임존성, 예당호, 삽교 평야, 가야산, 예산 사과, 예산 황새공원, 덕산온천이 있으며, 가족 구성원이나 취향, 여행 일정에 맞춰 선택 관광하기에 좋다.

예산군 곳곳에 위치한 관광명소와 더불어 소갈비, 붕어찜, 민물 어죽, 삽다리곱창, 산채정식, 장터국밥, 예산국수, 광시 한우 등 예산 8미를 자랑한다.

수덕사, 추사고택, 예당호 출렁다리 세 곳을 하루 동안 둘러봤다.

수덕사는 백제 위덕왕(554~597) 재위 시 지명 법사가 세운 것으로 추정되며, 1962년 3월 25일 공포된 종헌에 의해 대한 불교 조계종 제7교구 본사로 승격했다. 현재 충남 일대 5개 지역 50여 사찰과 관외 30여 사찰을 관할하고 있다.

수덕사 대웅전(국보 제49호)은 1937년 해체 수리시 '지대원년(1308년-고려 충렬왕)'이라는 묵서가 발견됨으로써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목조건축물 중 확실한 건립 연대가 밝혀진 것으로 가장 오래됐다.

덕숭산의 정기를 이은 천년의 아름다운 사찰 덕숭총림이라 소개돼 있는데, 총림이란 선원(禪院), 강원(승가대학 또는 대학원), 율원(율학승가대학원) 및 염불원을 갖추고 본분종사인 방장의 지도하에 대중이 정진하는 종합수행도량을 말한다.

송광사, 통도사, 해인사, 수덕사, 백양사의 5대 총림이 있다가 2012년에 범어사, 동화사, 쌍계사가 추가되어 8대 총림이 되었다.

일주문으로 가는 길에 해탈교와 우리나라 최초 불교 미술관인 선(禪) 미술관이 있다.

2010년 10월 26일 수덕여관 옆에 124평 규모의 단층 건물로 대웅전과 닮은 외관으로 지었으며 원담 전시실, 고암 전시실 등 전시 공간이 있다.

불교미술과 고암 이응노 화백의 미술 세계를 접목한 여러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관람료는 무료로 매주 화요일 정기 휴관이다.

수덕여관은 1944년 고암 선생이 구입해 6.25 동란시 피난처로 사용했는데, 1959년 프랑스로 건너가기 전까지 머물면서 수덕사와 그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1969년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요양할 당시 고향 산천에서 삼라만상의 영고 성쇠를 문자적 추상으로 표현한 작품인 암각화를 조각했다.

고암은 격조 높은 사군자, 동물화, 산수화 등 동양화뿐 아니라 독특한 문자 추상 등의 다채로운 화풍과 기법으로 한국 그림을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킨 화가다.

대웅전 마당의 3층 석탑은 신라 문무왕 5년에 세웠고, 원효대사가 중수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통일신라 시대 양식을 갖춘 고려 초기 석탑으로 추정된다.

청동 관세음보살상과 관음 바위는 수덕도령과 덕숭낭자의 전설이 깃든 곳으로 자비를 기원하는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것 외에 또다른 설화가 전해진다.

백제시대에 창건된 수덕사가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퇴락해지고 불사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묘령의 여인이 나타나 공양주를 하겠다고 자처했다. 빼어난 미모에 수덕각시라는 이름으로 소문이 나자 연일 찾아오는 자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중 신라의 대부호이자 재상의 아들인 정혜가 청혼을 하고 10년 걸릴 불사를 3년만에 원만히 끝내고 낙성식을 하게 됐다. 낙성식에 참석한 정혜 청년이 같이 떠날 것을 요구하자, 여인은 “구정물 묻은 옷 갈아입을 말미를 주소서” 하고 옆방으로 들어간 뒤 도망치려 했다.

그 모습에 당황해 붙잡으려 하자 순간 바위가 갈라지며 버선 한짝만 남긴 채 사라졌고, 그 후 봄이면 버선꽃이 피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그리고 정혜라는 청년은 무상함을 느끼고 산마루에 올라가 절을 짓고 그 이름을 ‘정혜사’라 했다고 한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예산군의 새로운 대표 관광지로 국내 최장 길이인 402m를 자랑한다. 64m의 주탑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펼쳐진 케이블의 아름다운 자태는 거대한 황새가 호수를 비상하듯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주변의 황새와 사과 모양의 조형물들이 예산의 상징물임을 잘 나타내고 있다.

느린호수길을 걸으며 스탬프투어를 해보고, 화려한 조명을 자랑하는 야경과 음악 분수 쇼까지 즐긴다면 기억에 남을 것이다.느린호수길은 물넘이 수변공원부터 예당호 중앙생태공원까지 연결된 낭만적인 길로 약 5.2km 거리에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늘 빠르게 움직이던 습관에서 벗어나 아주 천천히 느림의 미학을 느껴봐도 좋겠다. 아이들은 자연과 친근하게 만나고 가까이서 황새, 왜가리 등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추사고택은 충청남도 지정 유형문화재 제43호로 추사의 증조부이자 영조대왕의 부마인 월성위 김한신이 1700년대 중반에 건립한 53칸 규모의 양반 대갓집으로 추사 선생이 나고 자란 곳이다.

주변에는 추사 선생의 묘, 월성위와 화순옹주의 묘와 정려문, 백송, 화암사 등 추사 선생과 관련된 문화 유적이 있다.

추사고택은 문간채와 사랑채 그리고 안채, 사당채가 있고, ㅁ자형의 구조인데 중부와 영남지방에 분포된 ‘대갓집’형이다. 마루 공간이 큰 것이 특징인데 추사 선생이 사회적, 예술적 활동을 하는 데 요긴하게 쓰였을 것이다.

사랑채 앞에 세워진 돌기둥은 해시계 받침 용도로 쓰였으며, 석년(石年)이라는 글씨는 추사 선생의 아들인 상우(商佑)가 추사체로 쓴 것을 각자한 것이다.

추사고택 입구에 있는 추사체험관에서는 탁본뜨기, 난초그리기, 세한도 그리기, 부채 꾸미기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집안 기둥마다 추사 선생의 정신이 깃든 좋은 문구들이 걸려있어 하나씩 읽어가면 그의 삶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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