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뉴스=남미리 기자] 시를 읽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이철경 시인이 이번에는 평론집 <심해를 유영하는 시어>(포엠포엠 펴냄, 1만 5000원)를 출간했다. 시집을 3권이나 출간한 시인이지만 사실 2011년 평론으로 등단한 문학평론가로서 오랜만에 선보인 평론집이다.

‘궁핍한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를 가진 이번 평론집은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정한용 시집 <거짓말의 탄생>, 윤중목 시집 <밥격>, 강태승 시집 <칼의 노래> 등 19권의 시집을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고, 2부는 시인들 작품을 선택해 평론가의 눈으로 살펴보고 있다. 다시 3부에는 한국 시집 10권에 대한 해설을 실었고, 4부는 작가 연구를 중심으로 현대시에 대한 전망을 내리고 있다.

이철경 평론가는 시인의 궁핍한 삶을 이해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시인이란 종족은 현실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자들로 가난을 원치 않았으나 평생 가난과 동고동락함으로써 궁핍은 자연스런 삶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곤궁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작업한 시는 한낱 궁색한 넋두리가 아니라 억압된 자유에 대한 항변이며, 불의에 항거하는 저항정신을 품고 있는 귀중한 창작의 결과물이다. 결코 현실과 유리된 삶이 아니라 사회의 각종 사건 사고에 대해서도 적극 참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세력과도 타협하지 않고, 확실한 자기주장을 내세움으로써 인간을 생각하는 시인의 역할을 넓혀나간다고 한다.

작품을 중심으로 해설과 함께 시인을 탐구하고 있는 이번 평론집은 시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시인과 독자의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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