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 체제 일상 엿볼 있는 드문 기회"

북한 이혼 소재 다룬 장편, 드라마 각색

[문학뉴스=윤지현 기자] 미국 도서관 잡지 '라이브러리 저널'은 지난 달 30일 올해 최고 세계문학 중 하나로 북한 작가 백남룡(71)의 소설 <벗>의 영문판 <프렌드(Friend)>를 선정했다.

소설 <벗>은 1988년 북한에서 처음 발표되어, 지난 4월 미국에서 임마누엘 김 조지워싱턴대학교 교수가 영문판으로 번역해 출간했다. 이에 앞서 2011년 프랑스에서도 번역 출간돼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리는 ‘코리아 소설’로도 알려진다.

<벗>은 북한의 한 예술단에서 성악가로 활동 중인 젊은 여성이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당사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소송을 담당하는 판사가 자신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1960년대 이후 창작된 북한의 문예물 중 이혼 문제를 이례적으로 다루며 당시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에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드라마 <가정>으로 각색되기도 했다.

라이브러리 저널은 소설 <벗>에 대해 전체주의 체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는 점에 특히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국내에서는 한때 국방부에서 불온서적으로 규정했지만, 2018년 아시아출판사에서 '아시아문학선' 중 하나로 복간했다.

북한을 오가며 그곳 작가들과도 접촉한 6·15민족문학인 남측협회 집행위원장인 소설가 정도상은 "북에서 인기 있는 작가들은 연애, 이혼 같은 생활밀착형 작품을 쓰는 이들"이라며 "향후 교류하는 과정에서 북한문학에 대해 활발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아시아문학선 <벗> 출간을 계기로 말한 바 있다.

백남룡은 북한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1980년대 후반부터 최고지도자 일가의 활동을 작품화하는 ‘4·15문학창작단’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을 다룬 장편소설 <부흥>을 발표했다.

라이브러리 저널은 올해 최고 도서로 자서전 분야를 비롯해 과학, 요리, 시 등 15개 분야 도서 총144권을 발표했다.

2torok@munh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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