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 신영 작가

크로아티아 찾아 문화-체육 적극 협력 논의

K-팝 공연, 소설 번역-영화화 등도 추진

[신기남 위원장(왼쪽)과 코르치네크 크로아티아 문화부 장관. 사진=한-크로아티아협회 제공]

[문학뉴스=이성봉 기자]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다방면에 걸친 협력 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겠다.” 니나 오브리엔 코르치네크 크로아티아 문화부장관은 지난 22일 오전 10시 30분(현지 시간) 신기남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서신을 전달받는 자리에서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다방면에 걸친 문화협력에 관해 이처럼 적극적인 의견을 밝혔다.

현재 크로아티아를 방문하고 있는 신 위원장은 최근 필명 신영으로 자신의 첫 소설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솔 출판사 펴냄)을 펴냄으로써 한국인들의 크로아티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코르치네크 장관은 신 위원장의 소설에 대해 “두브로브니크는 내가 태어난 고향이고, 아버지가 시장을 지냈던 곳”이라며 “먼저 신 위원장이 이 도시를 소재로 소설을 쓴 데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한다. 또 박양우 장관이 친서를 통해 크로아티아와 문화교류를 제안한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장관으로 일하기 전 유네스코위원으로서 한국을 두 번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힌 코르치네크 장관은 “그때 한국의 인상이 너무 좋았다”며 “다미르 쿠센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로부터 박 장관과 회담한 내용을 전해 받고, 양국 간 교류 협력이 구체화할 수 있도록 신 위원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 위원장은 “리예카가 2020년 유럽문화수도가 되고, EU에 마지막으로 편입된 크로아티아가 내년 상반기에 EU의장국을 맡게 된 것은 크로아티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한국 대통령의 크로아티아 최초 방문을 건의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신기남 위원장과 코르치네크 문화부 장관 등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크로아티아협회 제공)

신 위원장은 작가로서 자신이 소설을 쓰게 된 배경에는 “한국과 크로아티아가 비슷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은 나라이기 때문에 느끼는 동질감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방문에서 크로아티아어 번역 출판의 성사 여부를 알아보고자 한다”면서 “출간이될 경우 크로아티아어로 소개되는 첫 한국소설이라는 행운을 안게 될 듯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작품은 로드무비 형태로 쓰인 소설이라 영화화도 추진하고 있는데, 크로아티아 자연 환경과 문화유산을 카메라로 담을 것이다. 소설은 문학작품이면서 크로아티아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영화도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 여긴다”며 영화제작에 특별한 관심과 협력을 부탁했다.

코르치네크 장관은 작품의 크로아티아어 번역을 직접 지원하겠다는 의견과 함께 영화화 작업에 대해서도 국립영상제작센터인‘크로아티아 오디오비디오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도록 주선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신 위원장은 “쿠센 대사로부터 자그레브 한국문화센터 건립 계획에 대해 들었고, 여기 와서 진행 상황도 알아봤다. 돌아가서 박 장관과 심도 있게 상의해 보겠다. 한국문화센터는 양국의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방문 기간 중 크로아티아 문화부와 관광부에 K–팝 공연을 통해 양국 문화교류는 물론 크로아티아를 유럽과 전 세계에 홍보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그의 일환으로 로마시대 원형경기장이 있는 풀라에서 대형 콘서트 개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코르치네크 장관이 선물로 받은 합죽선을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한-크로아티아협회 제공)

이에 대해 코르치네크 장관의 “콘서트가 성사될 수 있도록 원형경기장를 관할하는 고고박물관장과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답변하자 동석한 문화부 고위관료들도 K-팝에 대한 큰 기대와 관심을 표명했다.

신 위원장 일행은 지난 21일부터 드라간 프리모라츠(Mr. Dragan Primorac) 현 대통령고문이자 전 과학교육부 장관과 프란노 마스투시츠(Mr. Fanno Matusic) 관광부 차관 등을 만나 양국 교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크로아티아 관광부를 대표한 마스투시츠 차관은 이번 만남을 통해 관광부 장관 명의의 협력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을 제안했고, 앞으로 있을 영화제작과 공연에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신 위원장과 코르치네크 장관 등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크로아티아협회 제공)

23일에는 신 위원장이 크로아티아 국영 티비 방송 뉴스 프로그램인 ‘스튜디오 4’에 출연해 이번 방문의 목적과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크로아티아 국민들에게 소개했다. 이 날 방송은영어-크로아티아어 동시 통역의 형태로 진행되었고, 신 위원장도 뉴스 진행자의 질문을 영어로답변했다.

또한 스포츠 정책을 총괄하는 즐라코 마테사(Mr. Zlako Matesa) 크로아티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자 전 총리를 만나 스포츠 교류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특히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양국 국가대표팀간의 경기였다. 마테사는 위원장은 내년 6월 유럽 챔피언 대회 이후 한국측의 공식요청이 도착하면 적극 추진할 뜻을 밝혔다.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한 한국과 지난 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속해 결승까지 진출한 크로아티아, 두 나라의 친선 경기는 양국 간 빅 이벤트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크로아티아 현지에서]

sblee@munh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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