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부터 2주간 <창고개방> 진행

국내 최초 ‘24시간연극제’ 등 5개 프로그램

[문학뉴스=이석번 기자] 연극계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창작 실험이 연말 무대에 거센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서울시(시장 박원순)와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산하 삼일로창고극장이 오는 10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하는기획 프로그램 <창고개방>이 그 주역이다.

백화점과 창고형 마켓에서 판촉을 위해연호하던 구호를 연극인들이 내세웠다. 이번 행사의 “삼일로창고극장을 점령하라! 우리가 만드는 극장으로”라는 슬로건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서로 고립된 채 경쟁해야 하는 연극계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창작자들이 서로 동료로서 존재를 확인하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창작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획의도가 있다. 따라서 극장 자체를 개방함으로써 기능을 한층 확장해 창작과정에 동행하고 창작자들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는 것도 목표다.

지난 6월 재개관한 삼일로창고극장은 그동안 기획공연 2번, 대관공연 10번, 전시 프로그램,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삼일로창고극장 스튜디오 내부.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이번 <창고개방>의 세부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24시간연극제’(11~23일, 오후 7시, 월 쉼, 스튜디오)

선착순으로 모집한 참가자들을 제비뽑기로 팀을 구성해 24시간 전에 창작주제를 공개한다. 24시간 동안 10분 이내 연극을 만들어 발표한다.

‘창고대방출 × 자큰북스 리딩파티’(11~22일, 오후 8시, 일・월 쉼, 갤러리)

희곡을 매개로 사람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다.

‘제한적개방’(14~16일, 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공연장)

나이제한, 경력제한 등의 이유로 창작지원에 어려움이 있던 40대 창작자들에게 무대공연을 제공한다.)

‘니작품이보고싶다’(21~23일, 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공연장)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창작활동의 공백이 있었던 연출가들의 무대공연이 진행된다.

‘창고개방파티’(16, 23일, 오후 8시, 갤러리) 각 주를 마무리하며 참가자와 관객이 함께 네트워킹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24시간연극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뉴욕에서 활발히 열리는 ‘24시간 연극(24 Hour Plays)’은 미국, 독일, 핀란드, 멕시코 등 각국에서도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 런던(The Old Vic Theatre), 영국 더블린(Dublin Youth Theatre), 미국 뉴욕(Urban Arts Partnership), 미국 버몬트(Bennington College) 등 파트너십을 맺은 극장, 학교, 기관에서 창작자의 창작활동, 교육훈련,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영화로 시작했다가 점차 연극, 뮤지컬, 음악 등 여러 장르에서 시도하고 있다.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처음 만난 창작자들이 주어진 주제, 공간, 소품 등을 활용해 짧은 작품을 만들어보는 이 프로그램은 창작자로서 새로운 도전과 네트워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번 ‘24시간연극제’는지난 10월 17일 모집을 시작한 지 4일 만에 60명이 지원해 선착순 마감됐다.

이번 <창고개방>을 기획한 전윤환 연출가 겸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은 “이번 프로그램은 ‘당대 젊은 연극인들의 아방가르드 실험실 같은 공간이었던 삼일로창고극장을 이제는 우리가 새롭게 극장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라고 말한다.

프로그래머로는 △전윤환(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 △김기일(연출가) △이효진(연출가, 무대감독) △김해리(자큰북스 대표) △김지우(남산예술센터-삼일로창고극장 스태프) △박세희(남산예술센터-삼일로창고극장 스태프) 등이 참여했다.

<창고개방>이 진행되는 2주 동안 삼일로창고극장의 모든 공간(갤러리, 스튜디오, 공연장)은 연출, 작가, 배우, 스태프, 사진, 영상 등 100여 명의 창작활동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관객들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프로그램 정보와 참가신청은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www.nsac.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758-2150)

sblee@munh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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