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주의 맛있는 음악 이야기 (56)]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인생을 허비한 죄’다. 영화 ‘빠삐용’에 나오는 명대사 중 하나다. ‘스티브 맥퀸’(앙리 역)과 ‘더스틴 호프만’(드가 역). 최고의 배우 조합을 자랑한다. 앙리는 가슴에 나비 문신을 해서 빠삐용(나비)으로 통한다. 살인죄를 뒤집어쓰는 바람에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남미 프랑스령 가이아나 형무소로 가는 배에서 드가를 만난다. 그는 지폐위조범이다. 둘은 끔찍한 감옥에서 더위와 중노동에 시달린다. 앙리는 구타를 당하는 드가를 막아주는 ‘절친’이지만 탈옥하다 걸려서 2년간 독방에서 생활하고 다시 탈옥하다가 걸려 이번엔 5년간 독방에 갇힌 신세다.

다시 탈옥을 함께 시도하는 앙리와 드가. 그러나 역시 둘은 다시 경찰에 걸려 드가는 잡힌다. 앙리 또한 탈출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결국 다시 교도소행이다. 바퀴벌레까지 잡아먹으며 끈질긴 생명을 유지하는 앙리. 어느 날 꿈속에서 재판을 받는다.

“너는 네 죄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나는 죄가 없소. 난 포주를 죽이지도 않았소.”

“아무것도 발견 못한 당신들이 나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것이오.”

“그건 어느 정도 사실이지. 네 진짜 죄는 포주를 죽인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내 죄가 무엇이오.”

“네 죄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죄지. 인생을 허비한 죄.”

“그렇군요. 허허허... 유죄 유죄 유죄...”

결국 앙리는 절대로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악마의 섬’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거기서 다시 한 번 드가와 재회한다. 어딘가 반드시 탈출의 길은 있을 거라고 믿는 앙리는 머리가 세고 이가 빠지고 고문을 받아 다리는 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시험 삼아 야자열매 묶음을 바다에 던지지만 바다로 멀리 나가지 못하고 산산이 깨진다. 그런데 파도가 주기적으로 밀려나가는 것이 아닌가? 바로 ‘seven waves’ 일곱 번째 파도. 앙리는 드가와 진한 포옹을 하며 이별을 알리고 바다에 몸을 던진다. 그리고 자유의 세계로 향해간다. 마지막 장면은 바다 위를 표류하는 앙리의 얘기.

“이놈들아! 난 이렇게 살아있어.”

이를 바라보는 드가.

“누구를 책망하는 거 그건 신이나 아이들에게나 하는 짓이야...”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호주 시드니의 왓슨베이를 내려다보는 겟 파크(Get park)라는 곳인데 요즘도 관광명소다. 실화에 기초를 둔 영화였고 ‘앙리 샤르에르’는 영화의 실명과 같았다. 그는 10번의 탈출 끝에 성공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를 보고난 직후 사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롱테이크 장면을 휘감는 ‘앤디 윌리엄스’의 멋진 영화음악이 들려온다. ‘바람처럼 자유롭게(Free as the wind)...’

지난날들은 강물처럼 흘러 옛 꿈이 되었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그곳에서

창공을 날고 있는 나비들의 날갯짓을 통해

내가 보고 싶었던 모든 것을 보았습니다.

내 마음을 향해 노래 부르는 듯한

나비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날 좀 바라보세요. 바람처럼 자유롭게

노래하는 나비와도 같았던 내 청춘의 시절

인생의 모진 경험과 또한 즐거웠던 모든 일들,

돌이켜보니 그다지 큰 후회는 없습니다.

나비처럼 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겁니다.

주저앉아 버린다면 나비의 퍼득임처럼

허무한 몸부림이 되고 말겠지요.~~

이 홍 주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문화예술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MBC예술단 공연프로듀서를 거쳐 CJ m-net 미디어 경영총괄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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