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 「경희」 소설 발표 100주년 기념 문학그림전,

‘그림, 신여성을 읽다’ 교보아트스페이스서 9월말까지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교보문고(대표 이한우)는 대산문화재단과 함께 광화문점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그림, 신여성을 읽다–신여성의 탄생,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 작품전>을 31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자각’(김일엽 작), 그림 강유진]

이번 전시회는 지난 2006년부터 한국 대표 문인들의 시나 소설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문학그림전의 일환으로, 나혜석의 소설 「경희」 발표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다. 「경희」는 한국문학사에서 여성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첫 소설로 ‘경희’라는 인물을 통해 당대의 통념과 고정관념에 저항하는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탄실이와 주영이’(김명순 작품)에서 ‘탄실이’, 그림 방정아]

(김일엽 초상화, 그림 정종미)

이번 문학그림전에는 강유진, 김선두, 박영근, 방정아, 이진주, 정종미 등 중견화가 6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나혜석의 「경희」를 포함해 김일엽(김원주)의 대표 단편소설 「순애의 죽음」, 김명순의 「탄실이와 주영이」 등 문학작품 12편을 그림으로 형상화했고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의 모습도 초상화로 완성했다.

한편 교보아트스페이스 전시회를 끝낸 뒤 10월 23일)부터 12월 20일까지 교보문고 합정점, 12월 27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용인문화재단 포은아트갤러리로 자리를 옮겨 계속된다.

또 전시에 맞춰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의 소설그림집 『경희, 순애 그리고 탄실이』가 출간된다. 이 책의 편자인 심진경 평론가는 원작을 손상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시대상의 분위기를 살려 수록 작품들을 현대어로 번역했고 작품 해설도 실었다.

♦ 작가 소개

<나혜석(1896~1948)>

화가, 소설가, 시인, 조각가, 사회운동가

1896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1913년 진명여자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하여 도쿄시립여자대학교 유화과를 졸업했다. 1914년 도쿄의 조선 유학생 학우회에서 펴낸 잡지 『학지광』에 「이상적부인」을 발표했고, 1918년에는 단편소설 「경희」를 『여자계』에 실었는데, 이 작품은 나혜석의 대표작인 동시에 문학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나혜석은 그림, 글, 시 등 다방면에 재주를 갖춘 근대 여성으로, 우리나라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서양화가인 동시에 작가로 활동했다. 1922년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한 <봄>, <농가>가 입선했고 이후 해마다 조선미술전람회에 유화를 출품해 입선했다. 1933년에는 종로구 수송동에 ‘여자미술학사’를 열어 미술개인지도를 하는 한편 작품을 그렸다.

단편소설 「회생한 손녀에게」(1918), 「모(母)된 감상기」(1922), 「원한」(1926), 「이혼고백장」(1934), 「현숙」(1936), 「신생활에 들면서」(1935) 등과 매일신보 연재 시 「인형의 집」(1921) 등을 발표했다.

<김일엽(1896~1971)>

언론인, 시인, 소설가, 수필가, 종교인

1896년 평안북도 룡강군 삼화면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김원주다. 1918년 이화학당을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해 닛신여학교를 졸업했다. 1920년 최초의 여성 잡지 『신여자』를 창간했다. 『폐허』의 동인, 《동아일보》 기자 등으로 활동하며 전방위 글쓰기를 보여주었다.

필명 ‘일엽’은 춘원 이광수가 일본의 유명 여성문인의 이름에서 따와 지었다고 알려지기도 한 아호다. 나혜석, 김명순 등과 함께 여성해방론과 자유연애론을 주장하고 여성의 의식 계몽을 주창하는 글과 강연, 자유연애 활동을 했다. 글을 통해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과감하게 앞섰으나 이혼과 시련의 상처 등을 겪으며 불교에 귀의했다. 이후에는 수도승으로서 삶을 살며 대중 포교에 힘쓰다 1971년 열반했다.

단편소설 「계시(啓示)」(1920), 「나는 가오: 애연애화」(1920), 「어느 소녀의 사」(1920), 「혜원」(1921), 「순애의 죽음」(1926), 「자각」(1926), 「사랑」(1926), 「단장」(1927), 「영지」(1928), 「희생」(1929), 「헤로인」(1929), 「자비」(1932), 「애욕을 피하여」(1932), 「50전 은화」(1933), 등과 수필 「어느 수도인의 회상」(1960), 「청춘을 불사르고」(1962),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1964), 「청춘을 불사른 뒤」(1974), 「수덕사의 노을」(1976), 「두고간 정」(1990), 「일엽선문」(2001) 등을 발표했다.

<김명순(1896~1951)>

소설가, 시인, 언론인, 영화배우, 연극배우

1896년 평안남도 평양군 융덕면에서 태어났다. 1913년 진명여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시부야 국정여학교에 편입했으나 중퇴했다. 1917년 잡지 《청춘》 현상소설모집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1919년에는 소설가 전영택의 소개로 당시 일본에 유학 중인 문학가들이 창간한 『창조』의 동인으로도 참여했다. 1925년에는 한국 여성 시인 최초로 시집 『생명의 과실(果實)』을 간행하기도 했다.

2000년까지 밝혀진 김명순의 작품은 시 86편(번역시 포함), 소설 22편(번역소설 포함), 수필·평론 20편, 희곡 3편 등이다.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탄실은 그의 필명이자 아명이다. 일본 유학 중 당한 성폭력 사건 이후 각종 스캔들에 휘말리다 끝내 가난과 정신병을 이기지 못한 채 1951년 일본 도쿄 아오야마 뇌병원에서 사망했다.

단편소설 「처녀의 가는 길」(1920), 「칠면조(七面鳥)」(1921), 「외로운 사람들」(1924), 「탄실이와 주영이」(1924), 「돌아다볼 때」(1924), 「꿈 묻는 날 밤」(1925), 「손님」(1926), 「나는 사랑한다」(1926), 「모르는 사람같이」(1929) 등과 시 「동경」(1922), 「옛날의 노래여」(1922), 「거룩한 노래」 「시로 쓴 반생기」(1938), 시집 『애인의 선물』(1928) 등의 작품을 남겼다.

nib503@munh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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